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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소비자를 우롱하는 기업들- 적절한 규제 있어야

올해 초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까지 돌파하였습니다.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요즘 자가 운전자들은 대부분 주유 할인 카드 한 장쯤은 지갑 속에 가지고 다닙니다. 저도 주유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한 번 기름을 넣을 때마다 약 2500 원 정도 할인이 되더군요. 한 달에 네 번 정도 주유소를 들르게 되니 약 만 원 정도를 덜 지출하고 있는 셈이죠.

카드를 사용하여야만 할인이 되니 어쩔 수 없이 카드를 써야 하는데, 정말 카드 사용으로 인한 할인이 소비자에게 돌아오는 것일까요? 뿐만이 아닙니다. 예전과 달리 요즘 우리 기업들은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들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결국 소비자의 지갑에서 나온 돈으로 생색은 낼대로 내면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취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울며 겨자먹기로 소비자들이 당할 수밖에 없는 기업들의 '꼼수' 마케팅 전략들을 꼬집어 보고자 합니다.

1. 카드 할인? 결국 소비자의 지갑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돈

요즘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여러 가지로 편리합니다. 각종 할인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말 정산 시 소득공제에도 유리하게 작용하죠. 그러나, 카드 사용을 통해 우리가 할인 받고 있는 금액들이 정말 우리들에게 유리한 것일까요?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거라고 보지만 저 역시 아니라고 봅니다. 경제는 잘 모르지만 고등학교 경제 시간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주요한 목적은 최대 이윤 창출에 있다고 배웠습니다. 더 말할 필요조차 없을 듯합니다.

결국 우리 소비자 지갑에서 나온 돈으로 인심쓰듯 생색내는 것이 지금 카드사들이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는 대표적인 마케팅 전략 중의 하나입니다. 외환 위기를 틈타 기름값을 2배 정도 인상했었던 국내 정유사들은 외환 위기를 거의 벗어났을 때도 기름값을 종전과 같은 수준으로 인하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정부의 카드 사용 권장 정책에 부합하는 모양새를 취하며 각종 할인 제도를 봇물 터지듯 내놓았었죠. 국제 유가 인상 탓도 있겠지만 주유 카드를 사용하고 난 뒤에도 제가 지출하고 있는 한 달 주유비는 예전보다 더 늘었습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으시거나, 사용할 수 없으신 분들의 부담은 아마 훨씬 더할 거라고 생각됩니다.

카드 사용으로 인한 할인은 고스란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결국 소비자들의 지갑에서 새어나가는 돈은 예전과 다르지 않거나, 더 많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2.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를 짓밟는 황당한 유통 기한 혹은 유효 기한들

식품에는 유통 기한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약속입니다. 저는 식품의 유통 기한처럼 기업이 이윤을 창출할 목적으로  만들어 낸 것들에 그들 스스로 유통 기한을 설정하는 행위는 오로지 소비자의 보호와 소비자의 권익 향상을 목적으로 할 때에야만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소비자의 권익보다는 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유통 기한들이 꽤 있습니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 듯이 대부분 5년을 기한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지요.

상품권 유통 기한

먼저 상품권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상품권의 유통 기한은 대부분 5년입니다. 5년이 지나면 쓸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일정 금액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거스름돈을 환불 받을 수도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품권은 상품권을 발행한 회사로부터는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도 없습니다. 때문에 상품권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의 중간에서 상품권을 매매하며 이익을 취하는 각종 업체들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인터넷 검색창에 '상품권'을 쳐보십시오. 수많은 상품권 매매 업체들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상품권의 발행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과 발행된 상품권 금액의 일정 퍼센트를 예치해 두어야 하는 기업들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소비자가 돈 내고 산 썩지도 않는 상품권에 유통 기한이라니요? 상품권법조차 제대로 없는 우리 나라의 현실이 기업들의 배만 불리고. 소비자들을 골탕 먹게 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분실되거나, 사용되지 않아 기업 이익으로 회수되는 상품권의 액수만도 상당합니다. 다음 보도를 참고하세요.

잠자는 상품권을 깨워라...작년 2000억 원 쿨쿨 (동아닷컴)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709220095

카드사 적립 포인트 유효 기간

지금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사용 금액의 일정 퍼센트를 포인트로 적립해 주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이 적립해 주는 포인트의 유효 기간 역시 대부분 5년입니다. 5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소멸되지요. 소비자가 카드 사용을 통해 적립한 포인트는 소비자의 것이지 않나요? 왜, 5년이 지나면 소멸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뿐만 아니라,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곳들도 극히 제한적입니다. 그러다보니 상품권과 마찬가지로 여러 회사의 포인트를 중간에서 매매하면서 이익을 취하는 업체들도 상당수입니다. 소비자들은 결국 그들에게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며 포인트를 써야 하는 것입니다.

카드사의 적립 포인트. 정말 소비자를 위할 목적이라면 유효 기한을 없애고 소비자들이 좀더 쉽게, 좀더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3. 사은품 제공으로 가입을 권유하는 각종 업체들

요즘 인터넷서비스 업체치고 가입시 현금 등의 사은품을  제공하지 않고 있는 업체는 거의 없습니다. 본사에서 대리점에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대리점에 일정의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결국 업체가 사은품을 제공하기 위해 사용하는 경비 역시 소비자들이 부담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업체들이 신규 고객 유치 비용에 지출하고 있는 무분별한 판촉 비용을 요금 서비스 인하와 서비스 질적 향상에 반영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더 유리하다고 봅니다.

기업들의 무분별한 마케팅 전략에 대한 규제 있어야

휴지 등의 사은품을 주지 않는 주유소는 확실히 기름값이 쌉니다.

상품권 발행으로 이익을 챙기면서도 각종 제약 사항을 두어 소비자들을 골탕먹이는 기업들.
각종 할인 제도, 포인트 제도 등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을 위하는 척하는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 우리 소비자들이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바로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나아가 정부와 관련 기관은 무분별하게 남용되고 있는 기업들의 선심성(꼼수) 마케팅 전략을 꼼꼼히 분석하고, 그를 적절히 규제할 수 있는 법규를 마련하여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언급한 것들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지 모릅니다.

우리가 혜택인 줄 알고 받는 많은 것들이 결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털어 기업들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기업의 이익과 성장 이전에 소비자들의 권익이 더 소중하게 여겨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한 번쯤 곰곰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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