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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지구가 멸망할 것 같지 않나요?

어제 내린 폭설로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습니다. 예보가 빗나간 기상청은 또다시 언론과 시민들의 뭇매를 맞아야만 했습니다. 집에 있는 일곱살 꼬마 녀석은 눈소식에 마냥 기뻐하며 아빠를 졸라댔지만 왠지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더군요. 최근 몇 년 동안 기상청의 일기 예보가 자꾸만 빗나가고 있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들어서이기 때문입니다.

2004년에 개봉했던 미국 영화 Tomorrow를 보셨나요?
그당시 저에게 영화 Tomorrow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말미암아 지구에 또다시 빙하기가 도래한다는 영화 속 설정은 그 당시에도 허황된 것으로 비춰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불과 3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저는 영화 속 사건들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심 초조해 하고 있습니다.

어제(현지시간 11일 새벽) 이라크 바그다드에 100년 만에 눈이 내렸다고 합니다. 100년 만에 내린 눈이라... 아마도 이라크 기상청의 일기 예보도 빗나갔을지 모르겠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이상 기후의 소식이 이제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린 뉴스가 되어버렸습니다. 당장 나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 '그저 그런가보다 하는 정도의 뉴스거리'로 많은 이들이 받아들이고 있는 듯합니다.

제가 요즘 부쩍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인터넷에서 여러 자료들을 검색해 보았던 적이 있습니다.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심각한 이상 기후의 문제에 대한 보도와 자료를 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더군요. 그리고, 그 내용은 정말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지난 1만 년 동안 1도 이상 변한 적이 없는 지구 표면이 최근 100년 동안 최소한 0.6도 높아졌고, 이로 인해 빙하가 조금씩 녹아 해수면도 10~25cm 올라갔다고 합니다.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에 의존한 산업화로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나 지구 전체가 더워졌기 때문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합니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될 경우 2030년에는 평균 기온이 약 1.8도 올라가고,  해수면은 약 18cm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이처럼 심각해지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막고자 세계 여러 나라는 '교토의정서'를 채택하여 환경 문제에 대처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우리 일반인들에게는 그다지 피부에 와닿지 않는 내용이라 관심 밖의 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 역시 그런 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Tomorrow는 지구온난화로 인류가 겪게 될지도 모르는 대재앙을 다룬 영화였으나, 점점 영화 속 일들이 하나하나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두렵습니다. 내 아이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오지 않을 것만 같아 내심 초조합니다.

불과 20여년 전, 학교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나라는 그래도 자연 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좋은 나라야. 선진국 사람들은 마실 물이 없어서 물을 사먹는단다. 물값이 기름값보다 더 비싼 나라도 있단다."  어린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20여년 만에 선생님의 말씀은 우리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최근 몇 년 간 기상청의 일기 예보가 자꾸 빗나가고 있습니다. 40년이 채 안되는 짧은 생을 살아왔지만 제 기억으로는 이렇게 자주 빗나가서 언론과 시민들의 비난에 직면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두렵지 않으십니까? 전문가조차 내일의 날씨가 어떨지 제대로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우리의 환경이 급속히 파괴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제대로 된 환경 교육의 실시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제도의 정비가 필요할 때

우리는 지금 학교에서조차 제대로 된 환경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 못합니다. 하루하루 일상에 파묻혀 바쁘게 살아가는 어른들은 두말 할 나위도 없겠지요. 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와 개선을 위한 제대로 된 국가 정책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솔직히 두렵습니다. 하루하루 환경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어서입니다. 제 아이가 숨쉬고 살아갈 수 있을 만한 세상을 물려주지 못할 것 같아서 정말이지 두렵습니다.  우리들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하나씩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자가용 덜 타기, 일회용품 사용 자제하기, 합성세제 사용줄이기 등 작지만 큰 우리들이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환경 보존을 위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다양한 제도를 확립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작은 실천과 제대로 된 환경 정책, 환경 교육의 실시야말로 점점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는 지구 환경 파괴의 위기로부터 우리 아이들과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