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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통행료에 대한 궁금증?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게 되는 첫번째 고민. 바로 '어떤 교통편을 이용하여 고향으로 갈까?'이다. 가벼운 주머니 탓에 마음 같아서는 버스나 열차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지만, 사정상 자가용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으레 출발 전 몸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는 것으로 길 떠날 채비를 갖춘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소통이 나았다고는 하나, 명절 같은 연휴나 주말만 되면 정체로 몸살을 앓는 것이 우리 고속도로의 현실임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빈번한 정체 외에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을 망설이게 하는 것이 또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고속도로 통행료. 구간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내가 자주 이용하는 서울-진주 구간의 경우 고속도로 통행료가 일반 우등고..
2007년에 다시 읽은 <난쏘공>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의 을 처음 읽은 것은 풋풋한 대학교 신입생 시절이었다. 혼자만의 귀향(불가피한 이유에서였지만)은 예상했던 것만큼 적적하였고, 늘 토끼 같은 자식들 울음소리에 지쳐 곯아 떨어지던 나는 그것을 대신할 무엇인가를 찾느라 이유 없이 분주한 밤을 보냈다. 그날 밤의 분주함은 어림잡아 내 나이는 족히 되어 보이는 책장 위에 뽀얀 먼지처럼 숨죽여 앉아 있는 지난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 보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그 지난 추억들 속에서, 나는 15년만에 다시 조세희의 을 펼쳐 들었다. 참 많이도 바랜 책의 표지가 서른 중반이 되어버린 대학 동창의 얼굴처럼 친근하게 다가온다. 15년 전 우리는 이 책을 읽고, 어느 커피숍 한 구석에 웅크려 서툰 담배 피워가며 토론이라고할 것도 없는 '토론'을 벌였었다. 조세희의 을..
김훈, <개>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우리는 흔히 제삼자의 시선으로 어떠한 대상을 바라볼 때, 그러한 시선을 두고 '객관'이라고 말한다. '객 관'이라는 말의 이해에 있어서 우리가 흔히 범하고 있는 오류 중의 하나는 '객관'='진실'이라는 등식을 섣불리 떠올린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제삼자의 '객관적인' 시각은 제삼자의 주관이 반영된 것일 뿐, 그것이 '진실'을 담보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바라보는 제삼자의 시선을 우리의 그것보다 보다 진실에 가까운 것으로 여기는 이유는 무엇보다 우리들에게 내재하고 있는 수많은 욕망이 우리 스스로를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자유를 빼앗아 버리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의 틀에서 생존을 위해 아웅다웅 다투며 살아가는 많은 현대인들은 자신의 모습은 보지 못..
유해 사이트 차단 서비스 삭제하는 법 컴퓨터에 갑자기 유해사이트 차단서비스라는 프로그램이 깔려 있었습니다. 컴퓨터 주인도 모르게 알아서 자동으로 깔려 있는(?) 프로그램들은 일단 악성 코드나 악성 프로그램으로 간주하는 버릇이 있어 이 녀석을 발견하는 순간 지우려고 했으나, 어라~ 제어판에서 삭제를 할 수가 없네요. 도대체 어떤 녀석인지 궁금해서 프로그램 메뉴에서 선택을 해 보았더니 아주 잠깐 동안 윈도우 부팅 때처럼 조그만 창안에서 지렁이가 휙~지나가는군요. 이 녀석이 뭘 했는지 알아차릴 수도 없게 순식간에 무슨 작업을 끝내고는 무례하게도 이메일 주소를 넣으라는 창이 뜨네요. 처음 보는 프로그램인데, 이 녀석의 정체가 뭔지 아시는 분은 좀 알려 주시겠습니까? 아무튼 기분이 아주 찜찜하네요. 프로그램 메뉴에서 "유해사이트차단"이라는 이름을 가..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의 사은품 제공은 과연? 이번에 인터넷 서비스 바꾸면서 엑스피드(Xpeed)로 갈아 탔습니다. 인터넷으로 가입 신청을 했습니다. 서로 얼굴을 보지 않고 인터넷으로만 계약을 하는 거여서 사실 조금 불안하기도 했습니다만, 가입 사이트를 잘 고르시면 빠르고 안전하게 일을 처리하실 수도 있을 듯하네요. 혹시라도 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에 엑스피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 신청을 하려 했으나,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대리점이 개설한 홈페이지에서 가입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이 들더군요. 공식 홈페이지는 약 10만원 상당의 제품들을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있었고, 대리점에서 개설한 사이트들은 15~20만원 정도의 사은품을 현금 내지는 상품으로 제공을 하더군요.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여러 사이트들이 있었는데, 저는 그 사이트들 ..
은희경,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우유대장이었던 어린 시절. 유통 기한이 지난 줄도 모르고 상한 우유를 먹었던 적이 있었다. 절대 다시는 맛보고 싶지 않은 그 맛에 나는 심한 구토를 했었고, 한 동안 달고 있었던 배앓이로 우리 집을 매일 드나들 수밖에 없었던 우유 배달 아주머니는 애꿎게 발소리를 죽여야만 했었다. 그 후로 나는 내 뱃속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들로 하여금 내 눈과 내 코를 먼저 거쳐가도록 하였고, 비행기에 오르는 승객들처럼 이 두 검색대를 무사히 통과한 것들에게만 내 뱃속으로 들어올 자격을 주었다. 우리들의 삶과 사랑도 저마다의 유통 기한을 족쇄처럼 차고 있다. 삶의 유통 기한은 죽음이 오기 전까지이며, 사랑의 유통 기한은 권태나 이별이 습격하기 전까지의 황홀한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상한 우유처럼 삶도 사랑도 '유통 기한이..
박지성-하다 박지성-하다 동사 (신조어) 여섯 살 난 우리 아들래미가 쓰는 말. ='축구하다' 예전에 박지성이 출연했던 모 텔레비전의 CF에서 제품의 이름을 동사형으로 만들어 재미있게 선전을 했던 기억이 난다. 2002년 월드컵둥이 첫째 아들 녀석의 꿈은 박지성 같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다. 우리 아들래미에게 '박지성'이라는 말은 고유 명사가 아니라 '축구'와 동일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하나의 일반 명사처럼 쓰인다. 아들 녀석이 꿈을 이룰 수 있게 된다면야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그 꿈을 이룰 수 없더라도, 혹은 어느 순간에 지금의 꿈과 다른 꿈을 꾸게 되더라도 녀석의 유년기 기억 속에 영원히 간직될 한 명의 '영웅'임에는 분명하다. 박지성은 머지않아 우리 모두에게 '영웅'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때, 나는 박지성..
신분증 요구하는 사회 개인 정보 불법 유출로 인한 피해 사례를 보도하는 뉴스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니다. 요즘 한참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종 전화 사기 수법에서도 범인들은 피해자들의 개인 정보를 빼내어 돈을 가로챘다. 이처럼 하도 좋아진(?) 세상이라 요즘은 어딘가에 신분증 사본을 제출하고 나면 왠지 모르게 꿈자리마저 뒤숭숭하다. 어느 때보다도 개인 정보의 중요성과 그 보호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지금, 모든 개인 정보를 다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신분증'의 사용은 필수적인 경우에 한하여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생활 곳곳을 돌아보면 무례하게도(?) 우리의 신분증을 요구하는 곳이 너무나 많다. 한 사례로, 인터넷 서비스를 해지하면서 나의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