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처럼 높임법이 발달되어 있는 말도 없지요.
하지만 우리들에게조차 높임법은 쉽지가 않은데요.
높임과 관련된 말 중에서 '계시다'와 '있으시다'를 제대로 구분하여 쓰지 못하는 경우도 그 중에 하나입니다.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계시다'를 잘못 쓴 경우를 설명할 때 자주 인용하는 예문 중의 하나입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말씀을 하시니 '계시다'로 써야 할 것 같지만, 이 경우에는 '있으시겠습니다'로 쓰는 것이 바른 표현입니다.
'계시다'는 동사적인 용법을 갖는 ‘있다’의 높임말로 쓰이는 반면, '있으시다'는 형용사적 용법을 갖는 '있다'의 높임말로 쓰입니다.
결국 위의 예문에 담긴 '있다'의 의미는 동사가 아니라 형용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사전의 뜻풀이를 보면 보다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계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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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동사」
【…에】
- ‘있다01[Ⅰ][1]「1」’의 높임말.
¶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교수님은 지금 댁에 계실 겁니다./안에 누구 안 계시니?/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Ⅱ]「보조동사」
- 「1」((주로 동사 뒤에서 ‘-어 계시다’ 구성으로 쓰여))‘있다01[Ⅲ]「1」’의 높임말.
¶ 깨어 계시다/앉아 계시다.
- 「2」((주로 동사 뒤에서 ‘-고 계시다’ 구성으로 쓰여))‘있다01[Ⅲ]「2」’의 높임말.
¶ 주무시고 계시다/식사하고 계시다/지붕을 고치고 계시다. |
있다 |
'있다'는 동사와 형용사, 보조동사로 두루 쓰이는 말입니다.
'있다'의 높임말로 '계시다'를 쓸 수 있는 경우는 '있다'가 동사와 보조동사로 사용된 경우입니다.
위의 예문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 있으시겠습니다"는 아래 '있다'의 용법 중 형용사 3번의 의미로 사용된 것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계시가'가 아닌 '있으시다'를 쓰는 것이 바른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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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동사」
[1]【…에】
- 「1」사람이나 동물이 어느 곳에서 떠나거나 벗어나지 아니하고 머물다.
¶ 내가 갈 테니 너는 학교에 있어라./그는 내일 집에 있는다고 했다.
- 「2」사람이 어떤 직장에 계속 다니다.
¶ 딴 데 한눈팔지 말고 그 직장에 그냥 있어라.
[2]【-게】((‘-게’ 대신에 ‘-이/히’ 부사 따위나 다른 부사어가 쓰이기도 한다))
- 사람이나 동물이 어떤 상태를 계속 유지하다.
¶ 떠들지 말고 얌전하게 있어라./가만히 있어라./우리 모두 함께 있자./모두 손을 든 상태로 있어라.
[3]
- 얼마의 시간이 경과하다.
¶ 배가 아팠는데 조금 있으니 곧 괜찮아지더라./앞으로 사흘만 있으면 추석이다.
[Ⅱ]「형용사」
[1]
- 「1」사람, 동물, 물체 따위가 실제로 존재하는 상태이다.
¶ 나는 신이 있다고 믿는다./날지 못하는 새도 있다.
- 「2」어떤 사실이나 현상이 현실로 존재하는 상태이다.
¶ 기회가 있다/증거가 있다/나는 그와 만난 적이 있다.
- 「3」어떤 일이 이루어지거나 벌어질 계획이다.
¶ 모임이 있다/좋은 일이 있다/오늘 회식이 있으니 모두 참석하세요.
- 「4」((주로 ‘있는’ 꼴로 쓰여))재물이 넉넉하거나 많다.
¶ 그는 아무것도 없으면서 있는 체한다./그는 있는 집 자손이다.
- 「5」((‘-ㄹ 수 있다’ 꼴로 쓰여))어떤 일을 이루거나 어떤 일이 발생하는 것이 가능함을 나타내는 말.
¶ 나는 무엇이든지 잘할 수 있다./네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 조심해라.
- 「6」((구어체에서, ‘있잖아’, ‘있지’ 꼴로 쓰여))어떤 대상이나 사실을 강조ㆍ확인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
¶ 그 사람 있잖아 엄청난 부자래./그 소문 있지 사실이래.
[2]【…에】
- 「1」사람이나 사물 또는 어떤 사실이나 현상 따위가 어떤 곳에 자리나 공간을 차지하고 존재하는 상태이다.
¶ 방 안에 사람이 있다./책상 위에 책이 있다.
- 「2」사람이나 동물이 어느 곳에 머무르거나 사는 상태이다.
¶ 그는 서울에 있다./그는 한동안 이 집에 있었다.
- 「3」사람이 어떤 직장에 다니는 상태이다.
¶ 그는 철도청에 있다.
- 「4」어떤 처지나 상황, 수준, 단계에 놓이거나 처한 상태이다.
¶ 난처한 처지에 있다./그 일은 현재 진행 중에 있다.
- 「5」개인이나 물체의 일부분이 일정한 범위나 전체에 포함된 상태이다.
¶ 합격자 명단에는 내 이름도 있었다./일자리를 얻기 위하여 이곳에 온 사람 중에는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도 있다./이 가방에는 손잡이가 있다./이 차에는 각종 첨단 장비들이 있다.
[3]【…에게】
- 「1」어떤 물체를 소유하거나 자격이나 능력 따위를 가진 상태이다.
¶ 나에게 1000원이 있다./그녀에게 선택권이 있다./이 물건은 주인이 있다./그는 고집이 있다./그는 실력이 있다.
- 「2」일정한 관계를 가진 사람이 존재하는 상태이다.
¶ 나에게는 아내와 자식들이 있다./가족 말고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까?
- 「3」어떤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긴 상태이다.
¶ 어머니는 며느리에게 태기가 있다고 무척 기뻐하셨다./만일 너에게 무슨 일이 있게 되면 바로 연락해라.
[4]【…에/에게】((주로 ‘…에/에게 있어서’ 구성으로 쓰여))
- 앞에 오는 명사를 화제나 논의의 대상으로 삼은 상태를 나타내는 말. 문어적 표현으로, ‘에’, ‘에게’, ‘에서’의 뜻을 나타낸다.
¶ 국어사 시대 구분에 있어서의 제 문제/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5]【…으로】
- 사람이 어떤 지위나 역할로 존재하는 상태이다.
¶ 그는 지금 대기업의 과장으로 있다./앞으로 얼마나 더 노처녀로 있어야 하는지 걱정이다./그는 그 대학의 교수로 있다./그는 시청에서 행정직 공무원으로 있다.
[6]【…이】((이유, 근거, 구실, 가능성 따위와 같은 단어와 함께 쓰여))
- 이유나 가능성 따위로 성립된 상태이다.
¶ 아이의 투정은 이유가 있었다./그 소문은 근거가 있는 거냐?/이런 사업은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그는 회식에서 빠질 구실이 있었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Ⅲ]「보조동사」
- 「1」((주로 동사 뒤에서 ‘-어 있다’ 구성으로 쓰여))앞말이 뜻하는 행동이나 변화가 끝난 상태가 지속됨을 나타내는 말.
¶ 깨어 있다/앉아 있다/꽃이 피어 있다.
- 「2」((주로 동사 뒤에서 ‘-고 있다’ 구성으로 쓰여))앞말이 뜻하는 행동이 계속 진행되고 있거나 그 행동의 결과가 지속됨을 나타내는 말.
¶ 듣고 있다/먹고 있다/자고 있다/아이를 안고 있다/손잡이를 쥐고 있다/넥타이를 매고 있다/차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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