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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조금은 씁쓸했던 우리들의 자화상


어제 큰 아이와 함께 과천에 있는 국립 과학관에 다녀 왔습니다.

올해 11월 14일에 개관하여 올해말까지는 무료로 입장을 할 수 있다는 말에 평소 지하철 타기를 취미로 삼고 있는 큰아들 녀석과 함께 공짜 욕심 주머니를 두둑히 채워 올 요량으로 나들이를 나선 것이죠.

기대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규모이더군요.
4호선 대공원역에서 내려 안내 표지판을 따라 계단을 올라 지하철역을 나서면 눈 앞에 펼쳐지는 전시관의 규모에 일단 압도당할 정도였으니까요.

전시관 내부도 참 알차게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규모는 물론, 최신 기술들을 총동원한 듯한 체험 시설들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국산 전투기 T50 모형

국산 경비행기 '부활' 모형

첨단 전시관 입구 모습



본 전시관 건물 뒤편에는 철도와 기차, 공룡 모형 등이 전시된 공간이 있었습니다.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손때를 더러 탄 모습이었습니다.
기차 모형에는 기차에 올라가지 말라는 팻말이 여기저기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올려 놓고 사진을 찍는 부모님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더군요.

특히 공룡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은 조금은 씁쓸한 우리들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외부에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들 주위에 마치 살인 사건 현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노란띠들이 흉하게 둘러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조형물들 위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았나 봅니다. 팻말 하나로는 안 돼서 띠를 둘러놓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나니 우리들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해 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