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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고속도로 통행료에 대한 궁금증?

<이 글은 미디어다음 기사로도 송고하였습니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게 되는 첫번째 고민.
바로 '어떤 교통편을 이용하여 고향으로 갈까?'이다.

가벼운 주머니 탓에 마음 같아서는 버스나 열차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지만, 사정상 자가용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으레 출발 전 몸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는 것으로 길 떠날 채비를 갖춘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소통이 나았다고는 하나, 명절 같은 연휴나 주말만 되면 정체로 몸살을 앓는 것이 우리 고속도로의 현실임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빈번한 정체 외에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을 망설이게 하는 것이 또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고속도로 통행료. 구간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내가 자주 이용하는 서울-진주 구간의 경우 고속도로 통행료가 일반 우등고속 버스요금의 73%에 달한다. 주머니가 가벼운 나로서는 무시못할 금액이다.

이번 설에 고향을 다녀오면서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쳐 왔던 고속도로 통행료에 대해 몇 가지 궁금함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궁금함들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이전에는 없었던 몇 가지 새로운 의문들 또한 가지게 되었다. 아울러, 한국도로공사가 경부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를 주장하는 한국사회당의 기자회견을 실력으로 저지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된 것도 이 글을 쓰게 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임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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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궁금해 했던 질문인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알아보게 되었다. 이 물음에 대한 한국도로공사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고속도로 건설과 유료도로제도 도입배경

   - 국가재정만으로는 부족한 도로건설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도로법의 특례인 유료도로법 을.통하여 도로이용자에게 통행료를 부담하게 하는 제도
-- - 우리나라는 고속도로를 유료화 하여, 단기간(30년)에 2,000km의 고속도로시대 달성
-- - 선진국(일본.스페인.프랑스 등) 및 사회주의 국가(중국)에서도 도입 운영하는 보편적인 제도
-- - 고속도로를 최초로 건설한 독일도 100년간 무료로 운영하였으나 유료도로로 전환함


 
고속도로 통행료는 수익자 부담 원칙

-- - 일반도로(국도, 지방도, 시가지도로) 이용이 가능함에도 이용자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선택하여 고속도로를 이용한데 대한 사용대가를 이용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
-- - 통행료 수준은 외국에 비해 1/10(일본) ~ 1/3(프랑스)로 매우 저렴함


<자료출처 :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빨간색 밑줄은 블로거 기자>

첫번째 의문이었던 고속도로 통행료 부과에 대한 찬반 논란은 이미 해묵은 논쟁에 해당하는 셈이다.통행료 인하에서부터 통행표 폐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구들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그 중 몇 가지 기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번 기사는 작년 국감에서 이낙연 의원의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에 대한 문제제기를 다루고 있는 내용이고, 둘째 번 기사는 특정고속도로 통행표 인하 및 폐지에 대한 대표적인 찬반 입장을 소개하는 내용이며, 서두에 언급했던 한국사회당 관련 내용은 셋째 번 기사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제기능 잃은 고속도로서도 통행료는 '착착' 거둬"
    http://news.media.daum.net/society/region/200610/23/yonhap/v14448922.html

[지상토론] 경인고속도 통행표 폐지 (출처 : 세계일보) 
    http://www.segye.com/Service5/ShellView.asp?TreeID=1052&PCode=0007&DataID=200611061329000054

“주차장같은 고속도로에 통행료가 웬 말?” (출처 : 프로메테우스) 
    http://www.prometheus.co.kr/articles/102/20070216/200702161852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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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의 설명에 따르면, 현행 고속도로 통행요금은 기본요금과 주행요금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속도로 통행요금체계

통행요금      =      기본요금    +    주행요금  ( 주행거리 Ⅹ km당 주행 요금 단가 )

-- - 통행요금은 최단경로를 기준으로 산정됨
 - - 기본요금 : 폐쇄식 862원/대, 개방식 689원/대
       (2차로 구간은 50% 할인)
-- - km당 주행 요금 단가 : 1종 40.5원, 2종 41.3원, 3종 42.9원, 4종 57.5원, 5종 68.0원
       (2차로는 50% 할인, 6~8차로는 20% 할증)

<자료출처 :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위 설명에 나오는 기본요금km당 주행 요금의 단가의 산출 근거가 궁금하였으나,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해결할 수 없었다. 현행 통행요금체계에서 적용하고 있는 기본요금과 단가가 적정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아마도 실제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 금액과 사용 내역이 공개되어야만 가능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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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음과 관련하여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자주하는 질문' 코너에서는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었다.

Q. 고속도로통행료수입은 어디에 사용되는가?

A. 고속도로 통행료는 유료도로법에 의해 고속도로를 건설하는데 소요된 비용의 원리금 상환과 유지관리 목적 이외에는 사용을 못하도록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유료도로법 제15조)따라서 통행료 수입은 전액 고속도로의 건설 및 개량, 유지관리비용으로 충당되고 있다.

''99년 기준으로 한 해 동안의 통행료 수입은 1조 4,696억원으로 상당한 규모로 볼수 있으나 한국도로공사가 ''99기준 한 해 동안 고속도로를 신설하는데 3조 823억원을, 확장하는데 1조 2,631억원을 투자하여 건설부문에만 총 4조 3,454억원을 투자하였으며, 기존 고속도로의 기능 향상과 고객편의시설 확충을 위한 시설 개량사업에 3,932억원, 고속도로 기능유지를 위한 유지관리 비용으로 4,347억원이 소요되었다.
따라서 통행료 수입은 전체 고속도로 시설 투자액의 31%에 불과하며, 기존 고속도로의 유지보수에 드는 비용까지 합하면 전체 예산의 28% 내외밖에 안되는 상당히 부족한 규모이다.
결국 통행료 수입을 초과한 시설 투자소요액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외에 한국도로공사가 자체적으로 사채발행 등을 통하여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하여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료출처 :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빨간색 밑줄은 블로거 기자>

99년도의 경우를 들어 설명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한국도로공사는 경영공시를 통해 2003년부터~2005년까지의 결산현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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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도로공사는 왜 한국사회당의 경부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기자회견을 실력 행사를 통해 저지해야만 했나?

한국도로공사의 통행요 요금 징수와 사용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처리되고 있다면 경부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를 요구하는 한국사회당의 기자 회견을 왜 실력 행사를 통해서 저지해야만 했는가? (관련기사 “주차장같은 고속도로에 통행료가 웬 말?” 참고)

한국도로공사의 이번 대응은 국민들의 의혹만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며, 이에 대한 적절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와 사용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2. 현행 통행료 요금 체계 과연 합리적인가?


아래 자료는 진주-서울간 고속도로 통행요금이다.
주행 거리가 짧음에도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보다 600원의 통행료를 더 내야 한다. 도로공사의 통행요금 산정방식에 따라 6~8차선 도로에 해당하는 경부고속도로의 경우 주행요금의 20%가 할증 부과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부고속도로에 비해 경부고속도로는 대체로 소통 상태가 좋지 않으며, 주말이나 명절이면 상습 정체로 고속도로의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꽉 막히는 도로인데 차선이 넓다고 해서 더많은 요금을 내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용한 자료 : 현재 적용중인 통행요금 테이블, 출처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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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동서울 318.6km 구간의 통행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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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서울 311.7km 구간의 통행요금




3. 통행료를 부담하는 국민들의 시각에서 납득할 수 있는 투자인가?

이번 설에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몇 가지 달라진 것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한 휴게소 안내판이 바뀐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아래 그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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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새로운 한국도로공사의 상징물 도안을 적용한 것이었다. 아마도 이 심볼을 모든 구조물과 관리 차량에 적용할 것이라 예상되는데, 결국 그 비용의 일부는 국민들에게서 징수한 통행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고속도로 안내표지판 등의 개선 사업에 있어서도 해당 기관의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리라 여겨진다. 고속도로의 교통표지판을 보기 쉽게 바꾼다는 뉴스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한편으로는 처음 설치할 때부터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일반 국민들의 시각에서 접근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설에 고속도로를 이용하면서, '나들목'이라고 적혀 있는 표지판이 눈에 띄었는데, '나들목'이라는 말이 작년부터 교통방송 등을 통해 대중화된 어휘이니 아마도 새로 교체된 표지판이 아닐까 한다 (한국도로공사 표지판 안내 페이지에 소개가 되어 있지 않아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지만 보았던 표지판의 사진을 찾을 수가 없어 이미지를 첨부하지 못함). 외래어 대신 우리말을 살려 쓰려는 노력은 좋아 보였으나, 예전 표지판에 '나들목'이라는 말만 넣었을 뿐, 운전자 입장에서 볼 때 도로 정보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은 여전히 담겨 있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문제는 나와 같은 불편함을 호소하는 운전자들이 많아지게 되면 향후 표지판을 또다시 설치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의 요구 사항은 수시로 변하는 것이어서 모든 것들을 충족하기란 불가능하겠지만, 개선 사업에 앞서 이용자들의 요구 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면 두 번, 세 번 해야만 했던 일을 한 번으로 대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향후 고속도로 표지판 등의 시설 개선에 대한 투자에 앞서 이용자들의 여론을 묻는 절차 등이 보다 활성화되어 가벼운 주머니에서 나온 우리의 소중한 돈이 허투루 쓰이는 일이 줄어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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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속도로 통행료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지워진 일종의 의무이며,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 대다수는 그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그 의무가 과연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권리 또한 국민 모두에게 있다. 이번에 한국도로공사가 한국사회당의 기자회견을 실력으로 저지한 것을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한 한국도로공사의 성실한 대응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