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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무분별한 가지치기로 잘린 나무, 그 1년 후

꼭 작년 이맘 때 쯤입니다.
어느 아파트 단지에서 무별한 가지치기로 나무를 흉물스럽게 만들어 버린 것을 다음 블로거뉴스에 고발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그 나무들이 1년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자라 있는지 궁금해서 오늘 카메라를 들고 찾아 보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작년에 찍었던 것입니다. 무분별한 가지치기로 말뚝처럼 변해버린 나무가 신음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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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시 찾아보았더니 아직도 나무들은 제 모습을 되찾지 못했더군요. 아니, 영원히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없겠죠. 1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그대로인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의 행동이 자연을 얼마나 멍들게 하고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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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 두 그루는 유독 성장이 더뎌 보입니다. 1년이 지났지만 새로 난 가지조차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오른쪽 나무에 친친 감긴 줄들을 보니 아마 현수막 걸이용으로 계속 사용이 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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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들은 그래도 잘려진 줄기에서 새 가지들이 많이 자라났군요. 아마도 위의 두 나무처럼 현수막 걸이용으로 사용되지 않아 사람의 손이 덜 갔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잘려진 몸통에서 이리저리 뻗어나온 줄기들이 생명을 위한 몸부림을 치는 것 같아 안쓰럽기도 합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은 거창한 게 아닐 것 같습니다. 그냥 우리 주위에 있는 나무 한그루, 풀 한 포기 아끼는 것도 우리 후대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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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다신 분들 중에 제가 잘 알지도 못하고 감정적으로 글을 썼다고 하신 분들께 대해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게 좋을 듯해 첨언합니다.

정기적으로 가로수 가지치기를 해야하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좀 심하지 않냐는 생각에 올린 글이었습니다. 실제로, 작년 서울시에서는 플라타너스 나무의 무분별한 가지치기에 대해서 체계적인 관리 계획을 세워 시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본 가로수의 모습은 서울시의 가로수 가지치기 방침에도 벗어나는 것 같아 포스팅해 본 것입니다. 아래에 서울시의 가로수 가지치기 방침을 담은 내용을 첨부하였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사람들의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한 나무를 흉물로 만들어 버리는 가지치기는 자제할 필요가 있지 않나는 생각에 쓴 글이니 혹시 불쾌하시더라도 너무 노여워마시고 같이 한 번 생각해 보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서울특별시청 홈페이지 시정게시판 가로수 가지치기 관련 소식 보기

아래 내용은 작년 서울특별시청 홈페이지 시정소식에 실린 내용입니다.

플라타너스 가로수 가지치기 이젠 체계적으로 한다!

- 21일부터 3일간 구청담당자, 현장직원을 대상으로 전문가 현장교육 실시! -

- 가로수 28만주중 33%인 9만여그루의 플라타너스, 가지치기를 통해 아름다운 숲길로! -

서울시 푸른도시국에서는 전체 가로수 28만주의 33%를 차지하고 있는 플라타너스(양버즘나무) 가로수에 대해 체계적인 가지치기를 시범시행하여 아름다운 형태를 갖출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가로수는 총 954개 가로변 28만주로 은행나무가 12만주로 가장 많고(42%), 다음이 플라타너스(9만주), 느티나무(9%), 벚나무(6%), 회화나무(3%), 기타(9%) 순으로 심어져 있다. 가지치기는 주로 고압선에 저촉된 경우 한국전력에서 1년주기로 예산을 투입해 하고 있으며, 고압선이 없는 가로수는 태풍, 강풍시 넘어지는 우려를 막기 위해 자치구별로 3~4년 주기마다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생육이 가장 왕성한 플라타너스의 경우 매년 강한 가지치기로 인해 시민이나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많이 받아 오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한전 가지치기의 경우 고압선과 저촉하지 않도록 강한 가지치기를 하거나, 맨 윗부분을 잘라버리는 등  수형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구청에서 시행한 가지치기도 수형보다 태풍으로 인한 넘어짐 방지 및 간판 차폐에 따른 민원 해결을 위한 강한 가지치기로 인해 아름다운 나무형태(수형)를 만들지 못해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 푸른도시국에서는 거시적인 차원에서『가로수는 도시의 경쟁력 지표』라는 새로운 인식하에, 버즘나무에 대부분 시행하는 가지치기를 본래 목적인 ‘아름다운  가로수를 만들어 거리의 경관을 아름답게 가꾸며 보행자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는 원칙에 충실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무분별한 강한 가지치기는 당연히 엄격히 금지하는 한편, 적정한 높이, 적정한 형태의 가로수를 만들기 위한 가지치기는   매뉴얼에 입각해 서울시 전체를 통일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21일부터 3일간에 걸쳐 수목가지치기 전문가를 초청하여 ((주)자연과 사람 정길채 대표이사) 현장 워크샵을 담당직원은 물론 간부직원, 현장직원들과 자치구별 발주공사 시행업체와 한전 시행업체를 모두 현장에 함께 모여 시범노선에 대한 시범가지치기 강의 및 실습을 진행하고 향후 3년간 집중 수형 관리하여 모델화하고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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