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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대학들, 대입 전형료 낮추어야 한다


입시의 부담만큼이나 고3 수험생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만만치 않은 대입 전형료입니다.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수험생 1인당 30~40만원, 많게는 100만원 이상까지 지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저도 고3 담임을 하면서 저희 반 학생이 수시, 정시 지원에 100만 원 가까운 돈을 쓰는 것을 씁쓸하게 지켜본 적도 있습니다.

그동안 대학들이 수시나 정시 모집에서 수험생들에게 부과하고 있는 전형료에 대해 많은 비판들이 있어 왔습니다만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만한 변화는 아직까지 없는 듯합니다. 

대입 전형료의 부정적 실태에 대해 소개하는 기사와 이에 대해 교육부, 지금의 교과부에서 추진하고자 했던 정책을 소개하는 기사를 먼저 소개합니다. 대입 전형료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지 못하셨던 분들은 한 번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대학들 - 눈 가리고 아웅하지 마라

대입 전형료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대학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나 봅니다. 제가 고3 담임을 했던 몇 년 전만 해도 서울 소재 4년제 대학들의 수시 전형료는 보통 75,000원선이었습니다. (전형료 70,000원 + 인터넷 접수 수수료 5,000원)
올해 인터넷 원서 접수 사이트들을 조사해 보니 서울 소재 인기 대학들은 여전히 전형료 자체는 그다지 인하하지 않았고, 대신 인터넷 수수료는 학교가 부담한다고 명시한 대학들이 많더군요.  

눈 가리고 아웅하기입니다. 생각해 보면 애초에 이 인터넷 원서 접수 수수료라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받아서는 안되는 돈이었기 때문입니다. 원래 대학에서 해야 할 일들을 원서 접수 대행 사이트에 맡기고, 그 비용은 수험생에게 부담하게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수험생에게 비용을 전가한 대학들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원서 접수와 데이터 정리까지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으니 대학의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 하나 없는 일이었지요. 늦었지만 인터넷 원서 접수 수수료가 많이 폐지된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말 많았던 인터넷 원서 접수 수수료가 많이 폐지되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대학들의 전형료는 비싸기 때문입니다.

대학교 수시 감독은 짭짤하다?

올해 수능 감독 업무를 하고 나서 받은 돈은 10만원입니다.(점심값 5,000원 제외)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5시, 늦게는 6시 넘어서까지 감독 업무를 대부분 한 시간도 빠지지 않고 하고 받는 금액입니다. 하지만, 대학교 수시 전형 감독을 하게 되면 수능 감독을 할 때보다 약 2배 정도의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높으신 교수님들께서 감독을 하시다보니 시간당 비용도 높게 책정이 되었나 봅니다. 그 돈은 전부 수험생들의 전형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고도, 남는 돈이 있어 다른 곳에 쓸 수 있을 정도라면 우리 대학들의 대입 전형료는 애초에 너무 비싸게 책정이 되어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대입 전형료 사용처 반드시 공개해야

작년 연말에 한창 대입 전형료 사용처를 공개하게 하는 법안을 추진한다는 뉴스가 떴었는데, 그 후 어떻게 추진되었는지 언론 보도를 통해서는 접해보지 못했던 듯합니다. 제대로 법안이 마련되어서 올해부터 대입전형료 사용처를 모두 공개하게 된 것인지, 아니면 무산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수시, 정시 여러 차례 실시되는 대입 전형이 대학들의 돈벌이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며, 대입 전형료 또한 지금보다 더 낮게 책정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입 전형료 사용처 공개를 의무화하고, 이에 대한 교과부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험생은 언제나 대학들의 봉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쪼록 우리 대학들이 실력의 문턱은 높이고, 수험생이나 재학생들에게 지우는 경제적 부담의 턱은 낮추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