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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사랑

알쏭달쏭 우리말 26 : '사이시옷 ' 이젠 헷갈리지 마세요.

'사이시옷', 많이 헷갈리시죠?

먼저, 사이시옷을 받쳐 적지 않거나, 잘못 받쳐 적어서 종종 잘못 사용하는 말들을 생각나는 대로 뽑아 보겠습니다. (막상 많이 떠오르지는 않는데, 이후에도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계속 추가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알려 주셔도 좋을 것 같네요.^^)
 
아래 나열한 말들은 바른 표기입니다.

○  사이시옷을 받쳐 적어야 하는데 적지 않아 자주 틀리는 말

등굣길, 하굣길, 황톳길, 공붓벌레, 꼭짓점, 최댓값, 최솟값, 절댓값, 예삿일, 시쳇말, 눈요깃거리, 이야깃거리, 부잣집, 나뭇재, 단옷날, 한가윗날, 제삿날, 세숫대야, 수돗물, 자릿세, 장맛비, 만홧가게, 소줏집, 맥줏집, 비눗방울, 나뭇가지, 나뭇잎, 훗일(=뒷일), 전셋집, 김칫국, 담뱃값...


○  사이시옷을 받쳐 적지 않는 말인데 받쳐 적어 자주 틀리는 말

뒤탈, 뒤끝, 뒤풀이, 예사말, 머리말, 수도세, 개수(個數), 위층, 아래층, 후일(後日=뒷날), 전세방, 대가(代價)...


○ 합성어가 아닌데, 사이시옷 규정을 잘못 적용하여 자주 틀리는 말

나무꾼, 셋째, 넷째, 해님...


어떠십니까? 왠지 생소해 보이는 말들이 꽤 있지 않으신가요?
모국어 화자인 우리들에게도 우리말을 어렵게 느껴지게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사이시옷'이 아닐까 합니다.

알쏭달쏭한 '사이시옷'.
규정을 통해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글 맞춤법 규정 제 30항에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사이시옷을 받쳐 적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1. 순 우리말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1)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것

고랫재 귓밥 나룻배 나뭇가지 냇가
댓가지 뒷갈망 맷돌 머릿기름 모깃불
못자리 바닷가 뱃길 볏가리 부싯돌
선짓국 쇳조각 아랫집 우렁잇속 잇자국
잿더미 조갯살 찻집 쳇바퀴 킷값
핏대 햇볕 혓바늘

(2)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것

멧나물 아랫니 텃마당 아랫마을 뒷머리
잇몸 깻묵 냇물 빗물

(3)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

도리깻열 뒷윷 두렛일 뒷일 뒷입맛
베갯잇 욧잇 깻잎 나뭇잎 댓잎

2. 순 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1)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것

귓병 머릿방 뱃병 봇둑 사잣밥
샛강 아랫방 자릿세 전셋집 찻잔
찻종 촛국 콧병 탯줄 텃세
핏기 햇수 횟가루 횟배

(2)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것

곗날 제삿날 훗날 툇마루 양칫물

(3)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

가욋일 사삿일 예삿일 훗일

3. 두 음절로 된 다음 한자어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규정을 읽어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사이시옷'을 받쳐 적는 다음의 조건들을 알아두시면 조금 더 정확하게 사이시옷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① '사이시옷'은 두 낱말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합성어이며, 앞말이 모음으로 끝날 때에만 받쳐 적습니다.

②  ①의 조건을 충족하는 낱말 가운데서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거나, 'ㄴ', 'ㄴ ㄴ'음이 덧나는 경우에 받쳐 적습니다.

③  한자어와 한자어가 결합한 합성어의 경우 사이시옷을 받쳐 적지 않습니다.
    (단, 다음 6개 낱말만은 예외로 사이시옷을 써야 합니다.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④  한 낱말 아래에 다시 된소리나 거센소리가 나는 낱말이 이어질 경우에는 사이시옷을 받쳐 적을 필요가 없습니다. ‘ㄲ, ㄸ, ㅃ, ㅆ, ㅉ’ 나  ‘ㅋ, ㅌ, ㅍ, ㅊ’ 앞에서는 사이시옷을 받쳐 적지 않습니다.

규정을 보시면, 제일 처음에 제가 예로 든 낱말들이 왜 사이시옷을 받쳐 적고, 받쳐 적지 않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 예로 든 말들 중에서 '예사말'은 [예산말]이 아니라 [예사말]로, '머리말'은 [머린말]이 아니라 [머리말]이 표준 발음이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쓰지 않습니다.

'나무꾼'의 경우 '-꾼'이 접미사로서 합성어가 아니기 때문에 애초에 사이시옷을 쓸 필요가 없는 말입니다만 틀리게 사용하는 분들을 종종 보아서 포함시켜 보았습니다. '셋째', '넷째'의 경우 역시 '-째'가 접미사이기 때문에 파생어로서, 애초에 '사이시옷'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말입니다. 이 때 'ㅅ'은 사이시옷이 아닙니다. 역시 '사이시옷'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어 포함시켜 보았습니다. 흔히 '햇님'이라고 쓰는 '해님'도 '-님'이 접미사이기 때문에 파생어에 해당합니다.


이번에는 실제로 '사이시옷'을 잘못 쓴 경우를 보며 좀더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먼저, '칫과 간판'은 '치과 간판'으로 써야 하겠죠?
'치과'의 경우 발음의 [치꽈]로 된소리로 나지만 한자어끼리 결합한 합성어이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받쳐 적어서는 안됩니다.

'뒷풀이'도 역시 '뒤풀이'로 적어야 합니다.
'뒷풀이'의 경우 순우리말 '뒤'+'풀이'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합성어입니다. 하지만, 뒷말의 첫소리가 'ㅍ'으로 거센 소리이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받쳐 적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예 하나만 더 살펴 보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그림에서 '이삿철'은 '이사 철'로 표기해야 바른 표현입니다. 참고로 '이사철'이라는 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려 있지 않습니다. 한 단어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의 규정을 따르면, '이사'와 '철'은 띄어 써야 합니다.  '모심기 철', '벼 베기 철'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한 단어처럼 쓰이는 말들인데, 규정이 언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반면,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우리말과 영어로 이루어진 신조어 '이삿짐센터'는 등재되어 있습니다.)

설령 '이사철'이 합성어로 인정되어 사전에 실린다 하더라도 현재 맞춤법 규정에 따르면  'ㅊ'이 거센 소리이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받쳐 적어서는 안됩니다. 참고로 '이삿짐'은 합성어로서 사전에 실려있는 단어이며, [-찜]으로 된소리로 발음되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받쳐 적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