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 발표일 전에 한 사설 입시 기관에 의해 수능 성적이 유출되는 사건이 또 한 번 발생하였습니다.
'문제를 유출한 것도 아니고 어차피 발표될 성적 하루 전에 미리 좀 안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합니다. 고등학교 교사인 제 아내마저도 '학생들한테 피해 없으면 되지 뭐~'라고 하며 크게 개의치 않는 표정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중대한 사건입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가고시입니다.
국가에서 실시하는 공신력 있는 시험이어야 합니다.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해 문제의 출제, 검토, 고사 감독, 채점, 성적 발표에 이르기까지 원칙에 따라 철저히 관리되어야 합니다.
수능 성적이 사전에 유출되었다는 것은 일이 원칙에 따라 처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200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발생한 올해 수능성적 사전유출 사건은 누군가는 원칙에 어긋나는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수능시험 관리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재확인 시켜주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성적 유출 말고도 또 다른 비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갖게 되는 건 어찌보면 아주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똑같은 사건이 재차 발생했다는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대학수학능력시험 관리 감독 시스템에 뭔가 커다란 허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공신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을 조사하여 그 직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아울러, 허술한 대학수학능력시험 관리 감독 시스템을 보완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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