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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문지애 아나운서 뉴스 하차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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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뉴스 시간 말미에 문지애 아나운서가 웃음을 터뜨렸다는 이유로 뉴스에서 전격 하차하였습니다. 마침 어제 뉴스에서는 이천 코리아2000 화재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었던 터라 문 아나운서의 웃음에 많은 시청자들이 비난을 보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화재 참사 보도가 나간 뒤였기 때문에 상황 상 문지애 아나운서의 웃음은 부적절하였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것이 뉴스에서 하차할 만큼의 잘못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아나운서를 바라보는 우리의 이중적인 시각에는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가끔 외국 뉴스 프로그램을 볼 경우가 있었는데, 우리 뉴스에 비해 아주 자연스럽고 활발하게 진행이 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청자들과 대화하는 듯한 자연스러운 말투와 자연스러운 몸짓, 그리고 자신의 의견까지 피력하는 그들의 뉴스에 비해 우리 뉴스는 너무 딱딱한 느낌을 줍니다. 어느 방송사의 뉴스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아나운서의 말투나 표정이나 몸짓이 거의 비슷비슷합니다. 그리고 뉴스에서 소식을 전하는 기자들의 경우에도 그들만의 독특한 말투가 있죠.  

요즘 그런 딱딱한 진행을 피하기 위해서 각 방송사들이 여러 시도들을 하고는 있지만 제게는 여전히 우리의 뉴스 아나운서들은 별다른 표정의 변화도 없이 딱딱한 기계음과 같은 말투로 멘트를 읽어내려가는 거리감 있는 존재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텔레비전 연예 프로그램에 아나운서들이 하나 둘씩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뉴스에서의 아나운서들의 모습이 이렇듯 딱딱한 로봇 같은 모습이라면, 연예 오락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그들의 모습은 180도 다른 것이어서 시청자들에게 신성한 충격과 재미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방송사에서는 그 점을 이용해 연예 오락 프로그램에 아나운서들을 출연시키는 횟수를 점점 더 늘려가고 있지요.

지금 우리 방송국들은 아나운서들을 이용해  최대한 돈벌이를 하려고 안달이 나 있는 듯합니다. 때문에 아나운서들은 자신의 전공 분야인 뉴스보다 비전공 분야인 연예 오락 프로그램의 MC 등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더 받고 있고요.

아나운서들이 연예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횟수가 늘어나다 보니, 아나운서를 바라보는 우리 시청자들의 시각도 이중적인 것으로 변화해 가는 듯합니다. 아나운서들에게 뉴스 진행자와 연예인으로서의 모습을 모두 요구하게 된 것이죠. 그러나 이번 문지애 아나운서 사건의 경우에는 그 잣대가 너무 엄격하게 적용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일부러 웃은 것도 아니고, 마지막 종료 멘트 하려다 사레 때문에 웃음이 터진 것인데...

어제 사건은 문지애 아나운서가 웃음을 참았더라면 가장 좋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웃음에 대한 해명이 나온 상황에서도 그에게 빗발치고 있는 네티즌들의 비난과 그를 뉴스에서 하차시킨 방송사의 조치는 너무 과한 것 아닐까요?

우리가 요구하는 아나운서의 모습은 과연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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