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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우리 아이가 영어 때문에 왕따(?)를 당하게 된다면 당신의 선택은?

아들 친구들이 모두 다 영어 유치원으로 간답니다. 이제 우리 아들은 유치원에서 왕고이자 왕따가 되게 생겼습니다.

영어조기교육 열풍으로 영어유치원 붐이 일어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동안 영어 조기 교육 열풍과 고가의 영어 유치원에 대해 수많은 논쟁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새정부의 출범과 함께 다시 한 번 논쟁의 불씨가 되살아 날 듯한 조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교육 정책의 하나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을 내어 놓았습니다. 이 정책에 대해 찬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찬성하는 쪽에서는 그동안 사교육을 통해 이루어져 왔던 영어조기교육을 공교육의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조치라며 환영하고 있습니다만, 영어조기교육을 찬성하는 이들 가운데서도 수업 1~2시간 더 한다는 것으로는 제대로 된 영어교육이 될 수 없다는 이유로 허울만 좋고 알맹이는 없는 정책이라며 그 실효성에 물음표를 달고 있기도 합니다. 나아가 영어 조기 교육을 반대하는 이들의 경우에는 아직 가치관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어린 학생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훼손하는 등의 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요.

영어조기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저도 큰 틀에서는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영어는 지금보다 더 중요해질지도 모르니까요. 

문제는 영어 교육에 너무 많은 힘과 시간을 들이고 있다는 것에 있지 않은가 합니다. 영어조기교육 열풍으로 수많은 영어학원과 영어유치원이 생겨났고, 해마다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외국으로 나가는 학생들의 수가 급증하였습니다. 5, 6살 때에는 일반 유치원에 다녔던 아이들도 7살이 되면 영어유치원으로 옮기는 것이 아이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는 당연한 과정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아마 초등학교 1학년에 영어가 정식 교과로 자리잡게 된다면, 영어조기교육 열풍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영어,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영어 말고도 중요한 것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과연 영어에 그렇게 목매야만 하는 걸까요?

제 아이와 함께 2년 동안 유치원을 함께 다녔던 친구들 중 많은 친구들이 영어 유치원으로 옮긴다고 합니다. 저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그냥 유치원에 다니게 할 생각이구요. 불쌍한 내 아들. 못난 아비 때문에 아이 녀석이 울며겨자 먹기로 왕따가 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처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