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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독과점적 공기업의 CF -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국전력공사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에게 있어 광고는 필수적인 마케팅 요소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기업, 나아가 국내에서 독과점적 위치를 누리고 있는 공사들의 CF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공사도 기업이니 기업의 수익을 창출해야 함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공사의 성격과 우리 사회에서 담당하고 있는 기능을 생각한다면, 공사의 경영 목표는 수익성 제고라는 목표 이전에 공익성 추구라는 보다 큰 목표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TV를 통해 방영되는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공사들의 CF를 살펴보면 대부분 기업 이미지 광고입니다. 저는 이런 독점적 공사들의 기업 이미지 광고와 지나친 방영 횟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전력공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TV  CF의 카피입니다." 빛은 사랑~~ 빛은 행복~~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 만들어 가요". 다들 노래와 함께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지 않으십니까? 그만큼 각종 매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알려진 횟수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 광고는 한국전력공사에서 전기를 만들어 우리들에게 빛을 주고, 그것으로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자기들이 앞장서고 있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세뇌시키고 있지만, 정작 서민들은 매년 오르는 전기 요금 때문에 아름답고 행복하기는 커녕 힘들고 불안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지 않나요? (작년 1월 한국전력공사는 전기 요금을 평균 2.1% 인상했었고, 올해에도 심야전력 요금을 17.5% 인상이 확정되는 등 전반적인 전기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가 급등 등의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전기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면, 다른 부분에서의 지출을 줄여 국민들의 부담을 줄여야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국민은 한국전력공사가 전기를 생산하는 회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회사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쓸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기업 이미지 광고가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업 이미지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광고들을 과감하게 없애고, 공익성을 목표로 하는 광고로 대체하거나 아예 광고 제작과 송출에 드는 비용을 요금 인하에 반영하는 것이 더 낫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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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는 약 2년을 주기로 고속도로 통행료를 인상하고 있는데, 올해에도 약 5%의 인상안을 제출해 놓은 상황입니다. 고속도로 통행료에 대한 한국도로공사의 설명을 발췌해 보았습니다.

현행 유료도로법상 고속도로 통행료는고속도로를 건설하는데 소요된 비용의 원리금 상환과 유지관리 목적 이외에는 사용을 못하도록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유료도로법 제15조). 따라서 통행료 수입은 전액 고속도로의 건설 및 개량, 유지관리비용으로 충당되고 있다....통행료 수입은 전체 고속도로 시설 투자액의 31%에 불과하며, 기존 고속도로의 유지보수에 드는 비용까지 합하면 전체 예산의 28% 내외밖에 안되는 상당히 부족한 규모이다... 결국 통행료 수입을 초과한 시설 투자소요액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외에 한국도로공사가 자체적으로 사채발행 등을 통하여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하여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료출처 :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

위 그림은 마음의 길까지 이어준다는 다소 생뚱맞은 내용으로 방영되는 한국도로공사 TV CF입니다. 다들 한 번씩 보셨죠? 실제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2006년에 비해 2007년 실시한 광고수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한국도로공사가 우리의 마음의 길까지 이어주는 수고를 해 주기를 바라는 이는 별로 없을 듯합니다. 대신 광고 비용으로 뚫려 있는 고속도로나 막히지 않고 사고 위험 줄일 수 있게 보수 관리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명절이나 주말이면 비싼 통행료를 내고 고속도로를 이용하면서도 시간은 시간대로 허비하고 있는 지금의 운전자들이 저 기업 이미지 광고를 보게 되면 오히려 한국도로공사에 반감을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제 경우에는 그러하더군요.

공기업들은 우리 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우리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기업들이죠. 열심히 고생하시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더 아껴 운영해 주신다면 국민들이 좀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올해 그 시작이 지나친 기업 이미지 광고의 자제로부터 시작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