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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아이와 함께 볼 만한 영화 - 픽사(Pixar)의 '니모를 찾아서'

어릴 적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개구리 소년 왕눈이'나 '플란다스의 개', '엄마찾아 삼만 리', '캔디', '꼬마 자동차 붕붕'을 기억하시나요?

요즘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거의 사라졌지만,제가 어릴 적만 해도 대부분의 부모님들께서는 자녀들이 만화나 만화영화를 보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때는 잘 몰랐었지만 유년기에 보았던 만화 영화들은 자라면서 필연적으로 겪게 될 세상 속 다른 존재와의 '관계맺음'에 대해서 어렴풋하게나마 길을 제시하여 주었습니다.그리고, 만화 영화를 보면서 싫고 좋음을 느끼고, 올바름과 그름을 가리는 판단의 기준도 조금씩 배워갔던 것 같군요.  

요즘 텔레비전이나 케이블 TV에서 하는 만화 영화를 보면 어쩐지 그 당시 만화 영화보다 못하다라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픽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진보는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내용이 영~~ 맘에 안 들거든요.^^
 
아무튼 "내 아이에게 보여줄 만한 영화에는 뭐가 있을까? "로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가장 먼저 관심을 갖게 되는 장르가 바로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합니다. 많은 작품이 있겠지만 저는 픽사(Pixar)의 작품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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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 포스터

많은 분들이 이미 보셨으리라 짐작이 됩니다만, 아직 못 보신 분들 위해 그동안 아이와 함께 보았던 픽사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하나씩 이야기하고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첫번재로 '니모를 찾아서' (원제 : Finding Nimo) 이야기입니다.


영화 이야기를 본젹적으로 하기 전에 간단하게 미국의 애니메이션 산업과 Pixar Studio 사의 애니메이션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합합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월트 디즈니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그리고 픽사(Pixar) 스튜디오를 꼽는 것에 대해 대부분 동의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세 제작사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있어 각각 조금씩 다른 색채를 보여왔습니다.

디즈니는 '인어공주'나 '라이언킹'처럼 주로 명작 동화나 소설 등을 각색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권선징악의 주제를 그리는 데 충실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원래 디즈니사에서 일하던 제프리 카첸버그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그러다 보니, 스토리를 생산하는 방식이 디즈니와 많이 닮은 데가 있죠. 드림웍스 역시 동화나 고전 등을 각색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반면, 디즈니와는 달리 슈렉이나 샤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패러디parody'를 영화의 주된 요소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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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로고

픽사(Pixar)는 세 회사 중에서 가장 참신한 소재와 가장 창의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회사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몬스터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벅스라이프, 카 등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창의적인 작품들을 만들어 왔고, 대중들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그런데 작년, 픽사 애니메이션의 배급사였던 월트 디즈니가 무려 74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픽사를 인수함으로써 애니메이션 제작 판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습니다. 막강한 자본과 미키 마우스, 도널드 덕처럼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친숙한 캐릭터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스토리 제작에 치약점을 보이던 디즈니가 '픽사'라는 아주 싱싱한 머리와 상상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하면 될까요?
드림웍스는 아마 지금쯤 초긴장 상태일지도 모르겠는데요?
아무튼, 디즈니와 픽사의 합병으로 보다 우수한 작품들이 나오기를 기대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각설하고, 지금부터 제가 생각하는 영화 '니모'의 장점(?)에 대해서 소개해 올릴까 합니다.
그 전에 간단하게 영화의 시놉시스를 살펴 보는 것도 좋겠네요.


양한 주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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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서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고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바로 '가족'입니다.

'말린'(니모의 아빠)이 잃어버린 '니모'를 찾아 떠나는 고난의 길은 '부성애'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아마도 최근 미국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가정의 위기를 의식한 것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크리스마스만 되면 단골 프로그램으로 방영되었던 '나 홀로 집에'를 보면 현재 미국 사회의 가정이 어떠한지, 그리고 그들이 느끼고 있는 위기 의식이 무엇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자식에 대한 올바른 사랑과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러한 주제는 아이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니모를 찾아서'에서 우리가 아이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는 다른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말린과 니모가 겪게 되는 고난과 그러한 고난의 이유를 생각해 보는 것에서 다른 여러 가지 주제들을 이끌어 낼 수 있게 됩니다.

힘을 가진 자의 폭력과 그것으로 고통받는 존재들의 아픔 : 작품 전반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주제입니다. 니모가 태어나기 전 니모의 엄마는 포식 물고기에게 잡아먹히고 맙니다. 니모에서 그리고 있는 바닷속 세계는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의 은유입니다.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화두를 제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 :  니모는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던 치과 의사에게 잡혀 수족관에 갇혀 지내게 됩니다. '치과 의사'와 '니모'는 바로 인간과 자연의 대유인 셈이죠. 인간의 이기심과 편리함을 위해 점점 더 훼손되어 가는 자연의 상처가 말린과 니모의 아픔을 통해서 표현된 건 아닐까요? 아이들에게 가볍게 질문을 던지면서 자연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관점을 키워줄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 : 니모는 태어날 때부터 한 쪽 지느러미가 작습니다. 사람으로 말하면 장애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니모가 처음 학교에 가는 날, 친구 물고기들은 니모의 작은 지느러미를 보고 의아해 합니다. 이런 대목에서 역시 아이들에게 가볍게 짚어줄 수 있는 주제 의식이 아닐까 합니다. 분명 우리 사회은 아직까지 신체 장애를 가진 분들이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서 있습니다. 영화는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영화 속 니모는 수족관의 물고기들 그 누구도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을 해내게 됩니다. 작은 지느러미의 약점을 이겨내고 수족관의 모터를 고장나게 하는 것이죠. 장애우나 사회적 소수자들도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편견이 문제라는 것.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깨달아야 할 점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우리보다 못하거나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이죠.

그 밖에 말린이 작품 전반부에 보여주는 니모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간섭을 두고, 어른들은 자녀 과잉 보호에 대해서도 느낄 만한 점이 있겠네요.


퓨터 그래픽으로 펼쳐지는 환상의 세계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인 만큼 '니모를 찾아서'는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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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합니다. 개인적으로는 2006년에 출시된 '카(Cars)'와 함께 역대 픽사의 작품 중에서 가장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그래픽으로 펼쳐지는 바닷속 세계는 비록 애니메이션이기는 하지만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의 날개를 펼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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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를 찾아서>의 화려한 그래픽



미있는 자연 학습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도


작품의 주인공 니모와 아빠 말린은 클라운 피쉬라고 하는 물고기입니다. 우리말로는 흰동가리라고 한답니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바닷속 생물들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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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과 도리


말린과 니모 = 크라운 피쉬 (검색해 보니 여러 종류가 있네요. 그 중에서 아마, '퍼퓰라 크라운'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말미잘 안에 집을 짓고 살면서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 말미잘은 크라운 피쉬로부터 먹이를 손쉽게 얻지요. 영화속에도 잘 그려져 있으니 생물들 간의 공생 관계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

도리 = 블루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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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처럼 바다에서 잡혀 온 수족관 대장 물고기 '길'
= 무리쉬 아이돌


그 밖에 많은 물고기들이 나오는데, 다 설명하기는 힘들 것 같네요. 아마, 아이와 함께 직접 찾아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네요.



아무튼,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 그러면서 어른들도 흥미있게 지켜볼 수 있는 영화가 바로 '니모를 찾아서'가 아닌가 합니다.


다음 번에는 역시 Pixar animation의 '몬스터 주식회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