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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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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 퇴근을 한 날입니다. 아이를 데리고, 운동 삼아 근처 공원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오랜만에 아빠 노릇 좀 제대로 해야겠다 마음 먹었죠.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이 밀집해 있는 곳에 있는 이 공원은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젊은 연인, 웬만한 동네 꼬마들까지 많은 연령층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입니다.

특히 왼쪽 사진 속에 보이는 것처럼 공원 안에 있는 놀이터의 빨간 원통 미끌럼틀은 아파트 단지 내에는 없는 것이어서 온 동네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놀이기구입니다.


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도대체 누가 이런 일을 한 걸까요? (마음과는 달리 정중하게 표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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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꿈을 키우며 뛰어놀아야 할 놀이터가 아주 엉망이 되어 있었습니다. 원통형 미끄럼틀 바깥에 KHS라는 이니셜을 페인트로 칠해 놓았습니다.

미끄럼틀이 지저분해진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는 미끄럼틀을 보자마자 순식간에 달음박질을 합니다.

"아빠, 나 미끄럼틀 탈께~사진 찍어~응?"

"그래 알았어."

아이가 빠져나오게 될 구멍 쪽으로 가서 카메라를 들이대려는 순간, 너무나 어이없는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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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틀 안이 심하게 그을어 있고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는 게 아닙니까? 그리고 불에 녹아내린 부분은 위 쪽으로 날카로운 송곳처럼 뾰족하게 솟아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쏜살같이 미끄럼통을 타고 내려오는 아이를 빨리 잡지 않았더라면 정말 큰일이 날 수도 있었습니다.

누군가 미끄럼틀 안에서 불을 피웠나 봅니다. 도저히 고의가 아니라고는 생각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녁이 가까운 시간이라서 그런지 디행히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제 아이와 저, 이렇게 둘 뿐이었죠.

아이에게 미끄럼틀을 간신히 포기시키고, 자전거를 타고 놀게 한 뒤 사진을 찍었습니다.

상태로 봐서는 오래전부터 이렇게 계속 방치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주변은 아주 깨끗하였습니다.

 
제부터인가 놀이터는 아이들을 함부로 내보내기 무서운 곳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특히 이 곳처럼 조금 음습한 곳에 있는 놀이터에는 밤만 되면 어김없이 10대들의 파티가 벌어지곤 합니다.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은 물론, 밤만 되면 놀이터를 찾는 10대들 모두에게 안타까운 일입니다.

날이 저물어 아무 생각없이 집으로 들어온 게 후회가 됩니다.
어디로 연락을 해야하는지 모르겠으니 일단 동사무소에 전화부터 해봐야겠습니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만들어진 놀이터가 너무나 소홀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 같아 짧은 생각 몇 자 옮겨보았습니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우리 아이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밤만 되면 놀이터를 찾아 방황하는 우리 청소년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
그리고 편안하게 휴식을 즐기고 싶어하는 노부부의 여유를 위해서
우리는 그동안 놀이터에게 받기만 했던 것을 되돌려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저녁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놀이터, 이래서야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