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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돈벌이의 수단이 되어가는 대학 입시

2011학년도 정시 모집이 진행 중입니다.

해가 갈 수록 대학 입시가 돈 잔치가 되어간다는 생각을 지워버릴 수가 없어  씁쓸한 마음에 글을 씁니다.

공교육 정상화, 사교육비 감소, 대학의 자율권 보장, 학생들의 다양한 특기와 재능을 살린다는 명분 하에 시행되고 있는 대학 입시 관련 제도들이 점점 더 노골적으로 교육을 상품화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학생과 학부모는 정보와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대학과 사설 입시기관 등에게 울며 겨자먹기로 주머니를 털리고 있습니다.


수시 제도의 문제점

수시 제도는 없어져야 합니다.
대학들의 돈벌이 수단일 뿐이며, 고3 교실을 망치는 주범입니다.
고3 교실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나면 한 차례 홍역을 치릅니다.
학생도, 교사도, 학부모도 자기소개서에 추천서에, 증빙 서류 준비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수업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친절하게도(?) 대학들은 해가 갈수록 점점 자기 대학의 수시 전형에 많은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고 있습니니다. 심지어 몇몇 4년제 대학들은 올해 급기야 같은 차시에도 중복으로 지원할 수도 있게 하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습니다. 물론 전형료는 그만큼 더 내어야 했지요.

그네들이 말하는 학생들의 선택권 확대는  눈 가리고 아웅하기에 지나지 않아 보입니다. 제가 보는 주된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돈...

저는 수능 감독도 해보았고, 모 대학의 수시 감독도 해보았습니다. 수능 감독은 하루 종일 하면 감독비로 10만원 정도를 받습니다만, 모 대학의 수시 감독은 반 나절에 12만원을 받습니다. 다 학부모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지요.


수시 전형과 정시 전형은 다르다고요?
글쎄요... 입학 사정관제?
그냥 정시 전형 때 함께 묶어서 하면 되지 않을까요? 수능 잘 본 학생은 수능으로 지원하고, 그렇지 않고 내가 가지고 있는 특기와 잠재력을 평가받고 싶은 학생은 입학사정관제에 지원하고...

수시 제도가 왜 필요한 것일까요?
생각해 보셨나요?

복잡한 입시, 정보를 독점하는 이들의 돈놀이터

고3 수험생들.
아마 대부분 몇몇 사설 입시기관 사이트에 돈을 내고 모의지원을 하고들 있을 겁니다.
제가 오늘 두 개 사이트를 점검해 보니 약 15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각각의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더군요.
대략 올해 수험생 넷 중의 한 명은 이용하는 꼴이지요.

대학별로 너무나도 다른 전형 방법들...
현장에서 10년 가까이 입시 지도를 해 온 교사들조차도 꿰뚫기 어렵습니다.

학교는 애초에 상대가 될 수 없습니다.
입시 관련 정보를 분석하고 가공할 수 있는 자본과 시스템을 갖춘 거대 입시 기관들이 절대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우리 학생들이 그네들에게 스스로 자기의 모든 정보를 아무런 대가 없이 다 제공하는 것으로 그들은 매년 수십 억씩의 돈 파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국 수 십 만 학생들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할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서는 대형 사설 입시 기관들이 유일합니다. 그들은 수십 만의 학생들이 꼼꼼히 입력해 준 성적 데이터를 가지고 너는 이리로, 자네는 저리로~ 친절하게 줄을 세워 주며 주머니를 채우고 있습니다.

억울하고 분하지 않나요?

한 사설 입시 기관으로부터 저에게 온 메일 한 통을 소개합니다.
이런 메일을 학교 선생님들에게 거리낌없이 보냅니다. 왜 이렇게 됐는지 한숨만 나옵니다.